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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유학생의 르꼬르동블루
2019년 2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왔던 필자는 그 후 약 2년 정도 뒤에 Le cordon bleu Australia에 입학하게 된다. 호주에 처음에 왔던 목적이 커피였고, 한국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사람들은 공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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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은 실습 편.
Certification lll 과정이 끝나갈 때쯤에 개개인별로 미팅을 한다.
어떤 곳에서 실습을 하고자 하는가에 대하여 미팅을 하는데, 르꼬르동블루 지점마다 학교와 연계된 레스토랑, 베이커리, 호텔 등이 있고
학교의 담당자가 학생의 이력서와 CV(커버레터)를 보내서 인터뷰와 트라이얼을 잡아준다.
인터뷰와 트라이얼을 본다고 해서 무조건 일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잘 봐야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무급과 유급실습으로 나눠지며 실습과정을 무조건 해야 Certification이 나오기 때문에 무급으로라도, 아니면 학교 레스토랑에서라도 실습을 시킨다.
필자가 가고자 했던 곳은 딱 한 군데 , Bibelot 비벨롯이라고 하는 파티쉐리였는데 학교와 연계된 리스트에 없었다.
이력서는 학교를 통해서 내고,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이력서를 직접내기도 했다.
필자도 실습은 무조건 해야 했기에 학교에서 추천해 주는 곳들로 인터뷰와 트라이얼을 보러 갔다.
- 내가 원했던 조건은 무조건 유급 / 그리고 무조건 비벨롯.
1. Sofitel Melbourne.
멜버른시티에 위치한 5성급 소피텔 호텔에 먼저 인터뷰를 갔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이미 경력이 있었고, 학교에서 같은 수업을 듣던 친구가 먼저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필자에 대해 좋게 이야기를 해줬는지 트라이얼 없이 주방 구석구석을 소개해주고 언제부터 시작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하지만, 시설은 매우 노후돼있었고 제품들 또한 필자가 원하던 느낌들이 아니었기에 수락하지 않았다.
(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필자는 아주 까다로웠다. )
2. Maha restaurant.
두 번째로 트라이얼을 갔던 곳은 Maha restaurant. 플린더스 스트릿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마하 레스토랑은 규모도 크고 일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하지만, 그 당시 필자는 딱히 레스토랑에서 원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디저트 또한 2종류에 이미 만들어진 음식을 플레이팅만 한다는 것 또한 별로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더 있지만 생략을 하고, 그냥 딱 트라이얼만 보고 나왔다.
3. Bibelot. 비벨롯.
실습하는 공간을 정해야 하는 마감일이 다가오자 필자는 불안했지만, 불안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하던 베이커리가 있었기에 거기서 실습을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던 거 같다.
하지만, 비벨롯에서 연락이 오고 트라이얼을 보러 갔다.

비벨롯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하자면, 사우스 멜버른에 위치한 파티쉐리인데, 페이스트리에 대한 대부분의 모든 것들을 판다.
젤라토와 소르베, 사워도우와 크로와상, 무스케이크, 초콜릿 등

위에 무스케이크는 워홀시절에 비벨롯에 가서 찍은 제품인데,
처음에 비벨롯의 쇼케이스를 보면서 나중에는 여기서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아무튼, 필자가 처음 트라이얼을 보러 갔을 시기는, 새로운 헤드셰프가 온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고 팀을 꾸리고 있는 과정에 있었던 것 같다.
아주 새것과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비벨롯에 오픈한 지 7~8년 정도 되었을 때쯤) 넓은 공간과 아주 다양한 페이스트리 도구들이 있었다.
트라이얼을 무사히 보고는 아주 좋게 대화를 하고 연락을 기다렸다. 이 시기에도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결국에는 유급으로 실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필자는 정말 정말 많은 것들을 여기서 배웠다.
비벨롯의 일과는
케이크와 초콜릿 섹션은 6시에 출근해서 8시 오픈전까지 케이크 데코레이션하는 과정과 쇼케이스를 채우는 과정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유의할 점이 아주 많다.

모든 케이크가 같은 방향으로 똑같은 모양으로 데코레이팅이 되어야 하며, 밑에 보면 케이크보드가 있는데 어떠한 손지문도 허용이 되지 않았다.

작은 무스케이크를 제외하고도 큰 사이즈의 무스케이크가 있었기에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쇼케이스를 전시할 때는 이런 식으로 자를 사용하여 같은 간격으로 같은 방향으로 둔다.
양옆의 무스케이크의 색을 고려해서 쇼케이스를 꾸미며, 간격이 맞지 않는 경우 다시 해야 한다.
헤드셰프는 쇼케이스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을 했고, 필자는 초반기에 쇼케이스 근처에도 못 갔다.

이렇게 신경 써서 쇼케이스를 채우면 이러한 느낌의 쇼케이스가 만들어진다.
헤드쉐프와 수쉐프는 유명 호텔출신들이었고, 비벨롯은 달링이라는 그룹에 매각되어서 운영 중이었는데 그래서 다른 지점들로 케이터링 또는 납품도 많이 했고, 기념일마다 이벤트성 케이크도 만들었다.
크리스마스직전에 쇼케이스를 꾸리고 나서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실습을 하면서도 과제들은 해야 하는데,
기억나는 것들은 자기가 만드는 레시피를 상세하게 워크 플로우를 만들어서 제출하는 것과 학교 셰프들 중 한 명이 와서 학생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관찰하며 주변동료들에게 그 학생들에 대해 물어보며 어떻게 일하는지 과정을 한두 시간 정도 지켜보고 간다.

+ 실습기간 동안 학생들은 모든 종류의 서비스를 경험해야 한다.
이 당시 필자는 돈미새였기에, 아주 다양한 일을 했는데 대부분의 서비스를 했고 (Ex, 프로덕션키친/베이커리, 케이터링 서비스, 연회장 서비스 등 )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난다.
( 하지만 레스토랑 서비스에 증빙자료 불충분으로 Maha레스토랑에 다시 가서 하루 서비스를 하고 왔다 - 무급이라서 진심 열받음 )
이렇게 모든 서비스를 경험하고 모든 과제를 제출하고 나면 실습이 끝난다.
실습이 끝나고도 계속 일을 하는 학생들도 많았으며 필자 또한 실습 후로도 반년이상을 더 일 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만뒀다.
실습은 호주 르꼬르동블루의 장점이다. 잘만 구한다면 6개월간 원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 공간에서 더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페이스트리 키친도 주방이기 때문에 일하는 환경이 결코 좋기만 한건 아닌데 실제로 경험하면서 자기 적성에 맞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습 후에 주방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들은 질문은, 페이스트리 쉐프는 그냥 세이버리 셰프랑 다르게 느긋하게 일하지 않냐 와 고든램지 같은 쉐프가 없지 않냐는 질문들을 여러 번 들었는데. 대답을 생략하고 실습을 통해 그런 이상적인 키친에 갈 수도 있고, 그 상상이 완전히 부서질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실습이 장점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Certification 3 이후에 학업을 중단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Cerfitication 4로 넘어가는 학생들 대부분도 실습을 했던 곳에 머물렀다.

To be continue - Certificaion 4 and Advanced Dipl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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